안녕하세요.
이번 2024학년도 연세대학교 학사편입학 사학과 최종합격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무려 7수를 해서 최종합격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글 내용이 굉장히 길며 다른 후기 같은 공부법보다는 편입 일대기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여러분께 유용한 정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상황에서 준비를 해봤기 때문에 편입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고대 편입을 오랫동안 준비하신 분과 앞으로 준비하실 분을 위해 장문의 합격 후기를 남깁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가능한 상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연도 |
수 |
개인적 상황 |
연세대학교 |
고려대학교 |
||||
2018 학년도 |
초수 |
휴학 |
일반 |
사학과 |
불합격 |
일반 |
역사교육과 |
불합격 |
2019 학년도 |
재수 |
복학/재학 |
일반 |
사학과 |
불합격 |
포기 |
||
2020 학년도 |
3수 |
교환학생 |
일반 |
사학과 |
불합격 |
포기 |
||
2021 학년도 |
4수 |
막학기/ 추가학기 |
일반 |
사학과 |
불합격 |
학사 |
정치외교학과 |
1차 합격 |
2022 학년도 |
5수 |
취준/백수 |
학사 |
문헌정보학과 |
불합격 |
학사 |
정치외교학과 |
불합격 |
2023 학년도 |
6수 |
직장/ 프리랜서 |
학사 |
문헌정보학과 |
1차 합격 |
학사 |
정치외교학과 |
불합격 |
2024 학년도 |
7수 |
프리랜서/직장 |
학사 |
사학과 |
최종합격 |
일반 |
사회학과 |
불합격 |
먼저, 개인적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표로 정리했습니다.
보다시피 7년동안 편입에 도전한 7수생입니다.
휴학, 재학, 추가학기, 취준, 직장, 심지어 교환학생까지 모든 상황에서 편입을 경험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7년간의 과정을 하나씩 나누어 옮겨보겠습니다.
일단 저의 현재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 중위권 문과//3.9/4.5//공인영어 X(있으나 제출 안함)//대외활동 다수
1. [초수] 2018학년도(2017년 준비) : 휴학 (1년)
연세대학교 : 일반편입 사학과 불합격 54:1
고려대학교 : 일반편입 역사교육과 불합격 20:1
일단, 편입을 결심한 계기는 다들 비슷하실 겁니다.
저는 서울 중위권 문과를 재수해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병역을 마치고 복학 후 대외활동을 시작하며 상위권 대학과의 벽을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학풍이나 성향은 저와 맞지 않았고, 커리큘럼과 강의의 질은 좋지 않았습니다.
편입동기를 말하면 거의 논문을 내야 되는 수준이므로 여기에서 줄이겠습니다.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학업과 아르바이트에 지쳐 과감하게 휴학을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지방에서 독학과 학원을 병행하며 편입논술과 공인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 당시, 편입논술을 보는 대학은 연세대와 경희대만 있었습니다.
그러다 6월, 고려대가 공인영어+전공시험을 폐지하고 편입논술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연고대를 위한 지독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맨 처음 간 학원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대형 학원입니다.
그 대형 학원은 강사들이 주로 대형 업체 소속으로 수시논술 강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4월부터 들었는데 현강 인원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학원비를 내기 위해 알바를 병행하며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오후 10시에 잠들었습니다.
집에서는 숙제를 하고 독편사 인문학(김현수 선생님)이 올린 추천 독서리스트를 전부 사서 다 읽었습니다.
6월까지는 제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학원의 스타일에 맞게 고쳐나갔습니다.
그러다 7월부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2학기가 가까워지며 현강 인원이 조금씩 늘어났고 날씨가 더워지니 강사의 집중력이 흐트러졌습니다.
전에는 호통하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던 강사도 낮은 목소리로 대충 첨삭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은 학습을 하며 수준이 올라갔지만 강사는 오히려 질적 저하가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거기다 대형 학원에서 말하는 학습법은 이른바 '기계형 논술'로
정해준 예시답안의 구조와 형태가 아니면 답이 아니라는 식이었습니다.
가장 이해가 안된 것은 합격자 답안이 왜 합격했는지를 설명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설명했습니다.
아니, 합격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학생들이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데
그냥 예시답안이 바이블이고 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의문이 들어 합격자 현황을 확인해 봤습니다.
대형 학원은 전공시험이 있는 이과에서는 합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문과는 최종 합격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기계형 논술은 모두가 비슷한 답을 써서 합격을 위한 차이를 이끌 수 없다는 것입니다.
편입논술은 상대보다 더 뛰어난 글을 써야 합격한 상대평가 시험이기에 이건 독이었습니다.
"아, 이대로 가면 나도 기계형 논술로 불합격하겠다"
이 생각이 들어 결국 8월을 끝으로 대형 학원을 그만 뒀습니다.
대안을 찾다가 새롭게 문을 연 편입논술 전문학원을 갔습니다.
설명회도 하고 분반도 지원 학교별로 나누어져 있어 나름 괜찮다고 판단해 1개월을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강사의 수준이었습니다.
수시논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던 강사는 편입논술을 수시논술 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세대 논술의 본질이 '다면사고형 논술'이 무엇인지 이해 못하고 역시 예시답안 위주의 '하나의 답'을 강요했습니다.
특히 2014 연세대학교 수시 공감 부분에서 분명 두 가지 답이 있는데
'하나의 답'을 강요하자 저는 과감히 잘못됬다고 생각하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결국 여기도 아니라는 판단을 해서 1개월 만에 그만두고 새로운 대안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이 독편사에서 광고를 정말 많이 했던 한 과외 업체를 찾았습니다.
여기는 꽤 높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강의 수준 자체는 앞의 두 곳에 비해 괜찮았습니다.
학생과의 벽을 낮추기 위해 소통식으로 수업을 전개했고,
다면사고형 논술을 이해하며 다양한 독해 접근 방법과 대응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다양한 접근을 통한 열린 발문은 논거만 맞으면 답을 인정하는 '다면사고형 논술'의 취지와 부합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느 범위에서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술을 알려주지 못하면 '자유방임주의'가 되서
범위 밖, 발문과 동떨어진 답으로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불행히도 어떤 답이든 논리만 맞으면 인정했지만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것은 알려주지 못 했습니다.
이것을 모르고 모든 것을 받아 적고 모든 상황을 대비했습니다.
고려대 시험도, 연세대 시험도 모든 것이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나왔고 자신있게 썼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만과 방심이었습니다.
문제가 원하는 답이 아니라 그저 '창의력'을 돋보이기 위한 잘난척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결국, 1년을 휴학해 투자한 결과는 2차도 가지 못한 처참한 불합격이었습니다.
2. [재수] 2019학년도(2018년 준비) : 재학 (1년)
연세대학교 : 일반편입 사학과 불합격 70.67:1
고려대학교 : 포기 (기말고사 병행)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고나니 어떻게든 회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은 이제 졸업과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3학년 1학기였습니다.
두번째 복학 후, 학업과 병행하며 재수를 준비했습니다.
일단 세번이나 학원/과외를 다녔기 때문에 DB는 충분했습니다.
수시/편입 논술 기출문제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고 각 학원의 전략까지 대강 파악했습니다.
학원/과외를 불신하게 되었지만 학습을 게을리할 수는 없어
일단 편입논술 이론서와 인문학 교양서를 비롯해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학업을 병행하고 거기다 방학에 해외까지 나갈 일이 있어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벌어야했던 상황이라 적은 시간 속에서도
작년에 했던 것을 복기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결국, 시험 접수 때가 되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말고사 주간과 겹치는 고려대 시험을 과감히 포기하고 연세대에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대망의 연세대 시험, 작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힘을 빼고 쓰자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받아든 시험지에는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영어 제시문이 처음으로 출제됐습니다.
당황해서 독해에 시간을 소요했고 스스로가 봐도 엉성한 답안을 제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일본에서 교내 활동을 하던 도중 처참한 불합격 소식을 듣고 강가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3. [3수] 2020학년도(2019년 준비) : 휴학/교환학생 (1학기)
연세대학교 : 일반편입 사학과 불합격 47:1
고려대학교 : 포기 (교환학생)
대부분의 편준생은 재도전을 해도 재수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이 정도 했으면 만족하고 졸업 준비를 하는게 맞았습니다.
그리고 한번쯤 견문을 넓히기 위해 교환학생을 한번 다녀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에 합격했으나 9월 출발이라 남은 학기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휴학을 해서 대학 국제교류회, 대외활동과 아르바이트만 하며 시간을 날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이 생각이 듭니다.
"저번이 어려웠으니 이번은 해볼만 하지 않을까"
정말 멍청하게도 교환학생을 가서 편입논술 이론서를 하나 챙겨서 갔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강의는 어차피 P/F로 성적 반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 시간 뒷자리에 앉아서 편입논술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왕복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항공권이 비싸기에 한 주 먼저 시험이 있는 고려대는 과감히 포기하고
연세대에 다시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아무에게 알리지 않고 한국에 몰래 온 뒤 신촌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심각한 독감에 걸려 잠을 못자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아침에 나설 때도 머리가 심하게 아파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문제의 영어 독해도 저번보다 쉬웠고 제시문 주제어도 정말 자신있는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비행기를 타고 교환학생으로 돌아와 기숙사에서 받아든 것은 또 다시 "불합격"이었습니다.
4. [4수] 2021학년도(2020년 준비) : 막학기/추가학기
연세대학교 : 일반편입 사학과 불합격 37:1
고려대학교 : 학사편입 정치외교학과 1차 합격(최종 불합격) 21.5:1
이제는 4학년 2학기 모든 총력을 졸업/취업에 쏟을 때였습니다.
원래 학교 규정으로 2번의 교환학생이 가능해 기존 교환학생을 마치고 다른 학교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부담스러워 포기하고 한국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냈습니다.
모든 수업이 Zoom을 통한 비대면 수업이었으나 오히려 큰 도움이 됐습니다.
복수전공이 정치외교 계통이라 정치학 전공 수업을 들었고 생각치도 못한 높은 학점을 얻어 평점이 상승했습니다.
이제 국내에 있으면서 편입의 기조를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취업/졸업에 전념하면서 편입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한번 도전해보는 부수적 요소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추가학기까지 통해 마지막으로 졸업이수학점을 모두 채우게 됐습니다.
그러다 기적이 일어납니다.
고려대학교가 코로나19로 인해 편입 입시정책을 크게 바꿔 공인영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공인영어를 오랫동안 대비하지 않아 성적 유효기간이 지나 다시 공부하기 버거웠는데 하늘이 내려주신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이제 편입은 그냥 1주일 전 기출문제 복기하는 정도로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3년만에 연세대와 고려대 시험을 모두 봤습니다.
오랜만에 본 고려대 시험은 예전보다 자신감 있게 봤습니다.
연세대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할 수 있는 대로 썼습니다.
그런데 생각치도 못 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고려대학교 학사편입 정치외교학과 1차 합격한 것이었습니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눈물부터 나왔습니다.
티오도 적었는데 43명 중 6명에게만 허락된 자리로 가다니.
아무래도 논술 시험에서 출제된 '시민문화' 주제어가 막학기/추가학기에 배웠던 전공 과목과 유사했던 것 같습니다.
졸업은 이미 확정이고 이제 바로 환승이 가능하냐의 문제였습니다.
고려대학교 학사편입 2단계는 서류+면접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총력을 다해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독편사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면접 스터디를 3개나 했습니다.
말그대로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면접에 임했습니다.
정치외교학과 모든 교수와 전공 분야를 달달 암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을 만나면 교수와 수업을 꿰고 있어 학부생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습니다.
또한, 당시 국제정세와 전적대 전공 공부 내용을 모두 복습하고 이해했습니다.
이제 논술시험은 긴장조차 되지 않았지만 면접은 유독 긴장했습니다.
당시에는 코로나19가 심해 대면이 아닌 사회적 거리두기 하에서 스터디룸으로 가서 화상 면접을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SK미래관의 큰 강당에서는 면접 대상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띄어 앉아 있었습니다.
정치외교학과 면접은 6명이 모두 참석했고 저는 5번째 순서였습니다.
호명되어 스터디룸에 앞서있을 때 모든 신경이 머리로 집중됐습니다.
그리고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 책상 앞 노트북을 응시했습니다.
조금 버퍼링이 걸리더니 이내 작은 화면에 학과 홈페이지에서 본 교수 2분이 나타나셨습니다.
면접은 스터디하면서 예상했던 질문이 많이 나왔습니다.
지원동기를 포함한 자기소개는 물론이고 나이에 대한 부분도 물어보셨습니다.
특히 학점이 높은 편이지만 일부 전공 필수과목 학점이 낮은 것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질문하셨습니다.
특히 동일계다보니 특정 과목의 교수님이 누구인지 물어보시는 것은 놀랐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어보시고 5분 간의 짧은 면접이 끝났습니다.
끝나자마자 스스로 포효하며 후련함을 느꼈습니다.
뭔가 느낌이 좋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아르바이트 퇴근 후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본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서류 제출 과정에서 목록표를 모두 채우자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서류를 넣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스펙이 많은 것은 좋지만 "지원하는 전공의 편입당위성을 증명할 수 있는" 스펙을 취사 선택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게 그토록 원하던 첫 1차 합격을 얻었으나 최종 합격에는 닿지 못 했습니다.
5. [5수] 2022학년도(2021년 준비) : 취준/백수
연세대학교 : 학사편입 문헌정보학과 불합격 11:1
고려대학교 : 학사편입 정치외교학과 불합격 23:1
그렇게 환승에 실패하고 그대로 졸업을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심해 졸업식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저도 아무 준비도 못하고
그냥 학과 사무실에서 졸업증만 받고 끝났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6개월동안 월 50만원을 받으면서 구직 활동을 했습니다.
주로 언론사와 출판사를 지원했으나 계속 필기와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편입 원서는 넣었습니다.
이번에는 졸업장이 있기에 학사로 전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연세대는 사학과에 계속 실패했기 때문에 문헌정보학과를 지원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다시 정치외교학과를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체감상 시험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연세대학교는 단독 주제어의 틀을 깨고 처음으로 '이기주의와 이타주의'라는 복수 주제어가 나왔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최저임금제와 임금 불평등이라는 경제학에 가까운 주제가 나왔는데 저에겐 힘들었습니다.
지문도 생각보다 길어 시간을 많이 잡았고 결국 오독을 반복하면서 황당한 답이 나왔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이번에도 "불합격"입니다.
6. [6수] 2023학년도(2022년 준비) : 직장(인턴)/프리랜서
연세대학교 : 학사편입 문헌정보학과 1차 합격(최종 불합격) 13:1
고려대학교 : 학사편입 정치외교학과 불합격 18:1
이제 나이도 어느덧 30이 넘었습니다. 취업을 하게 되서 대형언론사 자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월급을 버니까 든 생각은 멍청하게도 정말 이랬습니다.
"그래, 돈을 벌었으니 이번에는 확실히 편입을 끝내버리자"
그래서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학원 불신론을 깨고 자신과 맞는 학원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독편사편입논술학원"이었고 "김현수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김현수 선생님은 저와 구면이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와 나이 차이도 얼마 안납니다)
초수 때 처음으로 들었던 연고대 편입 설명회에서 연세대 합격생으로 나와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짧은 상담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동일계인데 사학과 편입이 유리한지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 때 정말 인문학적 역량과 독서량에 감탄했는데 마침 논술 강사가 됐다고 하니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강사는 볼 필요도 없이 그냥 김현수 선생님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퇴근하고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면서 초수 시절에 가깝게 편입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인턴으로 다니던 회사의 연장을 포기하고 대신 게임 회사 데이터를 정리하는 프리랜서를 맡았습니다.
그래서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편입 준비와 취업 준비를 병행했습니다.
특히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식당 주방보조 아르바이트도 한적이 있어서 매번 축제와 연고전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데 굉장히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저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코로나19가 걷히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직접 보러가자고 다짐했습니다.
인턴, 프리랜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카타르 도하 왕복 비행기를 예매하고 힘들게 룸쉐어로 숙소를 구했습니다.
물론 온라인 강의보다 현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독편사편입논술학원 아현점과 홍대점을 오가며 정기적으로 현강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만은 어쩔 수 없이 동영상 강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여러분도 이걸 보시고 미쳤다고 할겁니다.
조별 예선 대한민국 0-0 우루과이, 대한민국 2-3 가나, 대한민국 2-1 포르투갈, 16강 대한민국 1-4 브라질 전과 조별 예선 일본 2-1 독일, 일본 0-1 코스타리카, 일본 2-1 스페인, 16강 일본 1-1 크로아티아
8경기를 보고 돌아갔습니다. 카타르 도하 하마드공항에서 틈틈히 고려대 자기소개서를 썼고 한국에 도착하기 전 원서접수를 모두 마쳤습니다.
고려대는 사회학과를 넣으려고 했으나 학사편입 티오가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세번째 도전했으나 경쟁률이 낮아졌음에도 또 "불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 외로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학사편입 1차 합격했습니다.
이제는 기뻐할 틈도 없이 무조건 최종합격으로 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려대 최종 불합격의 패인이었던 불필요한 서류를 다 빼버리고 정말 필요한 것만 채워 넣었습니다.
불안해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으로 가서 원본대조필 받고 서류제출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처럼 또 아르바이트하다가 본 소식은 "불합격"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편입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학알리미 편입생 충원현황을 보면 오랜 기간동안 정원을 선발하지 않는 학과가 있습니다.
그것을 확인했더라면 학과를 좀 더 신중하게 골랐을텐데 안타깝습니다.
결국 연세대, 고려대 모두 1차 합격에 그친채 또 도전이 끝났습니다.
김현수 선생님과 소통을 많이 했는데 이제 카톡을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이 씁쓸했습니다.
결국 학원을 다니면서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학원 탓을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논술 100%인 연세대 1차의 벽을 뚫게 만들었고 연세대 다면사고형 논술의 본질을 파악한 비교 재정립 모델은 저의 작문 스타일과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독편사편입논술학원을 다니면서 김현수 선생님의 강의를 들은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7. [7수] 2024학년도(2023년 준비) : 프리랜서/직장
연세대학교 : 학사편입 사학과 최종합격 23:1
고려대학교 : 일반편입 사회학과 불합격 72.75:1
다시 프리랜서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힘든 날들이 계속 됐습니다.
계속해서 구직 활동을 했고 여름에 드디어 대형 여행사 채용연계형 인턴에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제대로 일자리를 잡았고 3개월이 지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이쯤 되면 여기에 이제 눌러앉는 것이 맞습니다.
저와 같은 나이의 공채 동기는 퇴사하지 않고 전부 눌러앉아 있습니다.
비록 적은 급여지만 여행을 좋아했고 신입사원에게 성과물을 만들 기회를 많이 주긴 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습니다. 인생을 돌이켜보면서 후회가 남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학원을 다니면서 투자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독편사편입논술학원을 다니면서 얻은 문제를 복기하고 출/퇴근하면서 봤습니다.
머리를 굴려 답안을 써볼 여력조차 없어서 그냥 김현수 선생님의 예시답안을 필사한 다음 자체 분석하는 정도였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폭증하는데 공급은 못 따라가서 업무도 굉장히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업무가 바쁜 와중에도 다시 한번 시험을 봤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정치외교학과에서 계속 떨어졌기에 이번이야말로 사회학과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학사편입 티오가 나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역대급 경쟁률이었던 일반편입 사회학과로 지원했습니다.
정말 자신있는 주제가 나왔지만 요약을 비교식으로 가다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됐고 결국 2번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제출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벼랑이라는 심정으로 연세대학교 시험을 봤습니다.
문헌정보학과가 정원대로 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다른 학과를 찾다가 학사편입으로 사학과를 지원한 적은 없어 도전했습니다.
1차 합격을 이끈 작년와 같은 느낌으로 쓰기 위해 김현수 선생님의 비교 재정립 모델을 반영해 답안에 옮겼고 부가적으로 제시문 1,2번 사이의 연계점도 도출했습니다.
7번이나 연세대 시험장을 갔지만 이제는 후련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련함대로 연세대학교 사학과 학사편입학 1차 합격하며 2년 연속 1차 합격에 성공했습니다.
회사에서 계속 새로고침만 누르다가 이걸 보니 이제는 울컥하는 것보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소개서 첨삭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독편사편입논술학원의 김현수 선생님께 다시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김현수 선생님이 사학과 합격생을 연결시켜서 자기소개서 첨삭을 해주셨습니다.
단 이틀 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합격 소식을 보고 급하게 다음날 오후 반반차, 모레 오전 반반차를 썼습니다.
오후 반반차부터 신촌에서 합격생 분과 함께 연락을 주고받으며 급하게 쓴 자기소개서 초안을 다듬었습니다.
원래 한 곳에 계속 머무르지 못하는 스타일인데 카페에서 계속 죽치고 앉아 자기소개서를 계속 갈아엎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한 글자 하나 신중을 기했습니다.
그리고 합격생과 김현수 선생님의 승인을 받고 자기소개서 첨삭을 마쳤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신촌을 가서 활동증빙서류를 인쇄하고 모든 제출서류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1년 전 방문했던 백주년기념관에 다시 가서 원본대조필을 받고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은 운명에 달렸습니다.
예전과 달리 시간은 정말 빨리 갔지만 최종 합격자 발표일이 임박하면서 전전날, 전날부터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거웠습니다.
7년을 걸었던 이 도전이 과연 어떻게 끝날 것인가.
솔직히 이번에도 불합격이라면 그냥 만족하면서 직장에 다닐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정일 하루 전날 결과가 나왔습니다.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새로고침 후 합격자 발표가 뜬 것을 보고 바로 계단으로 뛰쳐가서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보는 순간 머리가 찌릿하며 "아악!"이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허공에 어퍼컷을 하다가 다리가 풀려 넘어졌습니다.
7년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사학과 학사편입 최종합격
어렸을 때 <삼국지연의>를 즐겨 읽었습니다.
촉나라의 남만정벌에서 맹획은 제갈량에 일곱 번 사로잡혀 다시 싸웠지만 결국 굴복했고,
그 제갈량은 북벌을 일곱 번이나 감행했지만 결국 모두 실패하고 오장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섯 번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7번째에 드디어 성공의 열매를 얻었습니다.
23:1의 경쟁률을 뚫은 것보다 더 값진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소식을 듣고 한동안 울다가 감정을 추스르고 퇴근한 후, 가장 먼저 합격 소식을 알린 사람은 김현수 선생님이었습니다.
김현수 선생님이 먼저 합격자 발표가 났다고 연락하셨는데 거기에 이제는 합격인증 스크린샷을 올릴 수 있다는게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김현수 선생님에게 울먹거리면서 전화했습니다.
너무 감정이 고양되서 깊은 이야기를 못 나눈게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다시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 미련한 거 아니냐"
"현실 주제 파악해라"
"이제 돈을 벌어야 할 때다"
"다른 애들 좀 봐라"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때야"
"학교보다는 학과더라"
예, 다 맞는 말씀입니다.
정말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아가고 있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돈 같은 "물질"에 큰 행복을 느끼지만, 저는 "성취"에 큰 행복을 느낍니다.
그래서 과연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끝까지 도전하는 것이 즐깁니다.
그게 미련하고 상황 파악이 안된다고 할지라도 한번 뿐인 인생을 평범하게 사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공부 자극 문구를 여러 번 보았지만 제 마음에 와닿는 한 가지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축구 인생을 통해서 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매 경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고, 어쨌든 승격, 그것에 인생을 걸고 (열심히) 합시다! 합니다!
이시다 마사토시
2021년 대전 하나 시티즌의 일본 축구 선수 이시다 마사토시가 중요한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힘들게 배운 "한국어"로 한 말입니다.
일본에서 자신은 패배자의 인생을 살았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었고, 포기하지 않고 목표(승격)를 위해 인생을 걸 만큼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삶은 말 그대로 현실 파악 못하는 패배자였지만 이 편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됐고 그것을 통해 최종합격으로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도전하는 편입으로 인생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여기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입니다.
쓰다 보니 정말 길어졌습니다.
물론 대부분 이 합격수기는 공부법보다는 편입 일대기에 가깝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편입에 진심이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편입이나 다른 공부에 자극에 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올렸습니다.
제 일대기가 너무 기니까 정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올리겠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연고대 편입논술에서 명심할 것을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8. 연고대 편입논술에서 명심할 것 10가지
① 자신과 맞는 학원, 선생님을 찾아라
- 편입논술은 공식적이고 정해진 정답이 없는 시험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답의 허용 범위는 존재하는 시험이고 개인의 성격인 천차만별이듯 작문 스타일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수험생의 작문 스타일을 허용 범위 내에서 융합시킬 학원과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저는 독편사편입논술학원 김현수 선생님의 인문학적 소양과 재정립 논증 구조가 저의 인문학 전공과 관심도, 구조화된 작문 구조와 일치한다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게 김현수 선생님은 첨삭과 강의로 그 해결책을 제시했고 두번의 1차 합격 그리고 최종 합격을 이끄는데 성공했습니다. 대형 학원을 비롯한 대다수의 편입논술 준비생이 실패하고 돌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수험생의 작문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하고 예시답안을 밀어붙이는 강사와 하나의 답만을 생각하고 무리하게 작문 스타일을 바꾸려다 발문과 동떨어진 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강의를 잘 들어보고 자신의 작문 스타일과 연세대, 고려대 성향을 잘 이해하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김현수 선생님이 아니어도 자신의 성향과 맞다 싶은 선생님을 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② 양보다는 질이 우선이다
-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일단 공부양이 많으면 모든 경우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한때 그렇게 생각해 시간이 많을 때 독서와 모든 대학 수시논술 기출문제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편입논술을 보는 대학은 딱 두 곳으로 각자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여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오로지 연세대와 고려대 합격에 필요한 요소를 공부해야 합니다. 다른 학교는 참고자료로만 이용할 뿐 우리의 목표는 연세대와 고려대기 때문에 충분히 그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게 배경지식을 많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실전에 필요한 것만 준비하면서 연세대학교 120분, 고려대학교 100분을 위한 모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③ 자만과 오버는 금물이다
- 이런 경우는 정말 많이 봤고 저에게도 해당됩니다. "나는 창의력이 뛰어나니까 연세대 다면사고형 논술에 적합하다" 이 생각으로 시험장 가서 발문이 요구하는 허용 범위 이외의 것을 쓰다가 불합격을 맞습니다. "학원에서 첨삭하면 잘 쓴다고 칭찬을 많이 받으니 실전도 자신있게 하자" 학원 선생님과 문제를 채점하는 교수는 애초에 배운 지식 자체가 다릅니다. 실제로 초수 때 다른 학원에서 칭찬 많이 받던 학생은 떨어지고 글 못쓴다고 많이 혼나던 학생이 합격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나는 전적대가 높으니까 유리하겠지" 혹은 "나는 학은제지만 편입당위성에서 앞서니까 유리하겠지" 이런 경우도 정말 많이 봤는데 별 의미 없습니다. 결국은 논술 100 혹은 논술 60 서류 40에서 모든 것이 갈립니다. 그렇기에 눈앞에 있는 편입논술을 정말 성실하게 준비하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④ 독서보다는 작문에 집중하자
- 많은 학원에서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저 또한 배경지식을 맹신해서 독편사에 나오는 추천 독서리스트를 모두 사서 챙겨봤습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배경지식은 제시문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씁니다. 토익에서 문법 몰라도 아는 단어 나오면 이해가 되는 것처럼 배경지식이 있으면 제시문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걸 답안에 그대로 녹이려다가 배경지식에 매몰되어 괴상한 글을 쓴 경우를 저 또한 체험했습니다. 그렇기에 배경지식을 너무 애써서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제로라고 생각하는 수준에서 가볍게 읽을 뿐입니다. 개념어도 특정 개념어 사전을 보고 달달 외울 필요는 없고, 비교 문항을 대비할 때 도움이 되는 핵심 반의어를 외워두면 좋습니다. 독서보다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구조화된 형태의 글을 완성할 수 있는 작문 능력입니다.
⑤ 기계형 논술은 무조건 탈출이다
- 초수에서 많이 해맸던 것은 바로 '기계형 논술'의 문제입니다. 논거만 맞으면 모두 허용한다는 자유방임주의보다는 예시답안을 두고 거기서 다른 논거도 부합하는 지 파악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예시답안을 정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면 틀린 답으로 규정하는 일부 학원의 기계형 논술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학생의 답안을 천편일률로 만듭니다. 수험생마다 작문 스타일이 다르기에 이것을 다듬고 보완해서 발문의 요구에 부합하는 답으로 유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냥 첨삭 때 빨간펜을 그어버리면 발전은 없이 계속 맴돌게 됩니다. 결국 같이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이런 학원의 양산식 기계형 논술의 허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믿다가 탈락하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선택한 학원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 즉시 탈출해서 다른 길을 찾는 것이 옳습니다.
⑥ 전공 공부는 충실한 것이 좋다
- 학점이 적든 높든 편입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는 명분은 제공됩니다. 학점이 낮은데 비동일계를 지원하면 기존 전공에서는 한계가 있어 다른 전공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해 지원했다는 명분이 있습니다. 학점이 높은데 비동일계를 지원한 경우는 전공 커리큘럼의 특성이 달라 지원 전공의 커리큘럼을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는 명분이 생깁니다. 일단 전공 공부는 충실한 것이 좋습니다. 학업에 성실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고 해당 전공을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전공 중에서 편입논술에 도움이 되는 과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1차 합격한 것도 동일계인 정치외교 계열 전공수업을 비대면으로 들었던 것이 효과를 봤습니다. 사회논술을 준비하면 사회과학계열, 인문논술(일반논술)을 준비하면 인문계열 수업을 듣는 것도 어느 정도 괜찮습니다.
⑦ 학과 선택을 신중하게 하자
-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힘들게 공부해서 높은 실력을 갖췄음에도 스스로 격전지를 지원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을 위해서는 서울의 격전지보다 지방에서 공천을 받는게 편한 것처럼 편입도 '합격'이 목표라면 굳이 경쟁이 치열한 인기학과로 들어가지 않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학과를 지원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입니다. 어차피 복수전공 제도가 정착이 돼있기 때문에 너무 학과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합격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과는 자신의 스펙을 잘 파악하고 지원하는 전공과 일치하거나 편입당위성과 명분이 나오는 곳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기 학과는 유학파, 서울 상위권, 이과 전향 등 상상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단 하나의 허점만 보이면 바로 광탈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⑧ 전공과 편입당위성을 일치시키자
- 편입은 1차 논술도 중요하지만 2차 서류/면접이 정말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2차도 열심히 준비해야 합니다. 저도 2차의 중요성을 간과해서 두번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적대 전공과 지원 전공 사이에 편입당위성을 통해 편입 명분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학벌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없애야 합니다. 본인이 왜 대학원이나 공개강의가 아닌 해당 전공을 지원해야 하는지 전적대 전공이나 학업 활동을 통해 편입당위성을 입증하면서 명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학업활동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실제로 스터디를 통해 여러 자기소개서를 봤지만 연세대 2번 항목같은 학업활동을 통해 서류의 승패가 갈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원동기는 비슷하다고 해도 학업활동은 정말 해당 전공을 학습할 역량이 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⑨ 스터디는 가급적 하지말자
- 독편사에서 논술이나 면접 스터디를 모집하는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사회학 강독 개념의 논술 스터디를 했었고 고려대 1차 합격 후 면접 스터디를 3개나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면접 스터디는 수험생의 실력차가 크고 전공마다 지향점이 달라 실전에 대비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문이과가 섞인 면접 스터디는 금물입니다. 문이과는 애초에 물어보는 질문이 판이하게 다르고 편입당위성과 활동에서 차이가 크다보니 자칫 스터디가 아니라 면접 강의가 되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문과의 경우에도 다른 전공임에도 견제를 어느 정도할 뿐만 아니라 각자의 상황이 달라 집중도에서 크게 차이가 납니다. 이러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면접 스터디 3개 중에서 아예 최종합격이 나오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면접 자체가 자신이 없다고 스피치 학원을 다닌 경우를 봤는데 전부 불합격으로 이어졌습니다. 정말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스터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⑩ 독편사 들어가지말자
-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저도 이 합격수기를 쓰느라 독편사를 오랜만에 들어갑니다. 한때는 모든 정보를 얻겠다는 욕심에 정보사를 매일 눈팅한 적이 있습니다. 연고대 편입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었지만 다른 학교까지 불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정보의 과잉으로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학교를 지원하는 분이면 알겠지만 온갖 견제와 모략이 판치는 곳입니다. 이는 디시인사이드 편입 갤러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일부 전문가가 현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든 논술 전문가는 현재의 논술 트렌드를 잘 읽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경계해야 합니다. 독편사는 교재를 거래하거나 이런 합격수기를 볼 때 유용한 곳입니다. 편입논술을 공부하는 도중에는 독편사를 보지 말고 하던 공부나 계속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이상 긴글 마칩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질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