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도서는 443쪽 분량의 하버드 최고 철학 명강의를 담아낸 책입니다. 철학이나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어쩌면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책입니다. 저도 익히 들어본 책이지만 읽어볼 시도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려운 단어를 이해할 자신과 책을 모조리 소화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완벽히 읽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들도 단순히 철학과 정의를 다룬 내용이라는 것을 알 뿐이었지요.

 제가 수강한 김현수 선생님의 특강 제목은 ‘3시간에 완성하는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의 철학을 어렵고 방대하게 담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3시간 안에 완전히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 책을 읽는 데에 필요한 간단한 배경지식을 배울 것이라고, 기초적인 철학 지식만을 암기하고 샌델의 주장은 배우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저의 큰 오산이었습니다.

 본 수업은 책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요약한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정말 3시간 안에 씹어 먹는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이 어렵게만 느껴지고 읽기도 싫었던 내용을 다 이해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책의 내용 그대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보통 책을 요약한 자료로만 공부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거나 공백이 생기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수업에서는 그 어떤 공백도 없었고 심지어 사례까지 짧은 시간 내에 꼼꼼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고등학교 때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 어려워 그냥 지나친 지식도(예를 들면 롤스의 무지의 베일 등) 수업을 통해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책의 모든 내용과 키워드를 그대로 가져와 수업하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개념들은 선생님만의 쉽고 명확한 개념어 정립을 통해 설명해주신 점에서 선생님의 강의력에 감탄하였습니다.

 이 수업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라는 말도 부족할 만큼 당연히 들어야 하는 특강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생활과 윤리’나 ‘윤리와 사상’을 선택하지 않아 관련 정보에 취약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더욱 목숨줄과도 같은 강의입니다. 딱 3시간만 투자하면 ‘정의란 무엇인가’를 완독하고 논술에 무조건 출제되는 노직의 자기소유권 원칙,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치관 등 중요한 철학 정보를 전부 공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논술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철학 지식을 단기간에 풍부히 담아갈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강의입니다.

 아직 이 특강을 수강하지 않은 분께 정말 추천하고 싶은 강의입니다. 책 하나를 다 배운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선생님께서 자세하고 재밌게 설명해주시고 매우 꼼꼼하게 필기해주십니다. 저는 감히 이 강의를 ‘논술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당연히 들었어야 할 특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